적응적 재사용으로 버려진 건물을 되살리는 법
건축가이자 지속가능성 전문가인 칼 엘레판테(Carl Elefante)의 유명한 말이 있다. “가장 친환경적인 건물은 이미 지어진 건물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동안 부동산 개발의 90%가 기존 건축물을 개조하고 재사용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측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적응적 재사용 프로젝트는 보통 새 건물을 짓는 것보다 더 빠르고, 비용 대비 효율적이며, 더욱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적응적 재사용(adaptive reuse)이란?
적응적 재사용은 오래되어 사용 목적이 없어진 건물의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다. 그 주요 목표는 건축 및 문화유산 보존, 황폐해진 도시 전환, 사회 변화 촉발 등이다. 이러한 접근법에는 사회적, 기술적 필요가 변화함에 따라 건물의 유효 수명을 연장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
건축의 적응적 재사용 유형
적응적 재사용은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다. 건축에서 적응적 재사용이란 빈 건물을 학교나 공원, 사무실 혹은 아파트로 바꾸는 것과 같이 기존 구조물을 새로운 용도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역사적 보존
적응적 재사용과 역사적 보존 모두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을 보호할 수 있지만, 그 접근법이 다르다. 적응적 재사용은 오래된 건물이나 부지를 새로운 용도로 재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은 종종 보존과 철거 사이의 절충안으로 간주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역사적 보존은 건물의 기존 형태, 온전한 상태 및 자재를 그대로 유지한다. 외관상의 추가 및 변경은 이 작업 범위에 속하지 않지만, 국가 사적지 등록(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을 관리하는 기관인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에서 편찬한 표준에 따른 원형을 손상하지 않는 최소한의 기계, 전기 및 배관(MEP) 개선과 새로운 건축 규정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작업은 대체로 적합하다.
역사적 보존에 비해 적응적 재사용의 큰 이점 중 하나는 구조물의 역사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새롭고 효율적인 건축 자재를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탄소 발자국을 낮추는 동시에 건물의 성능을 향상한다.
리모델링
적응적 재사용은 그 자체가 혁신을 의미한다. 리모델링은 일반적으로 건물을 수리하고 재 손질하면서 건물의 원래 목적을 보존하는 것으로 제한되지만, 적응적 재사용은 용도의 변화를 내포한다.
통합
본래의 구조에 기반하여 건설하고 해당 구조를 보존하면서 이를 새 건물 내부에 포함하는 작업이 통합에 포함된다. 통합의 놀라운 사례 중 하나로 덴마크의 예어스보르그 워터 타워(Jægersborg Water Tower)를 들 수 있는데, 도르트 만드루프(Dorte Mandrup)가 이를 학생 기숙사로 개조한 바 있다.
파사디즘
파사디즘(Facadism)은 건물의 외벽은 보존하면서 나머지 부분은 대부분 철거하여 현대적인 구조로 교체하는 도시 설계 전략이다. 이 공정은 건물 외벽 절제술(facadectomy)로 알려져 있다. 이 방법으로 거리 풍경은 보존할 수 있지만 외벽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보통 손상되기 쉬운 역사적 재료로 건설된 외벽을 건설 중에 받치고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보존 옹호자들은 파사디즘을 건물 전체 보존을 대신하는 빈약한 대안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파사디즘의 지지자들은 도시의 역사적 흔적을 지우는 것보다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인프라
적응적 재사용의 대부분은 건물에 초점을 맞추지만, 몇몇 가장 혁신적인 적응적 재사용 프로젝트는 오래되거나 사용되지 않는 인프라를 지역 공동체를 위한 시설로 전환한다.
인프라 적응적 재사용의 유명한 사례는 뉴욕시의 하이라인(High Line)이다. 한때 웨스트 사이드 고가선(West Side Elevated Line)으로 알려진 고가 철로였던 이 높은 공원은, 맨해튼 남쪽의 약 2.4km(1.5마일)에 걸쳐 구불구불하게 뻗어 있으며 500종이 넘는 초목과 휴식 공간, 전망 발코니, 야외 음식 시장과 함께 경사로로 접근성도 갖추고 있다.
적응적 재사용의 장점은?
적응적 재사용은 경제적, 사회적, 생태학적 이점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장점을 갖고 있다.
1. 지속가능성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로운 건물을 건설하는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극복하는 데 10~80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건물을 거대한 제품으로 생각해 보라. 세계 인구가 더욱 도시화됨에 따라 기존 구조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점점 필수적인 지속가능성 전략이 되고 있다. 적응적 재사용은 건축 환경에 이미 존재하는 탄소 부담을 해결할 수 있으므로, 넓은 범위에서 전 세계를 넷제로 목표 달성에 더 가깝게 만든다.
적응적 재사용은 단순한 역사적 보존보다 더욱 지속 가능한 경우가 많다. 설계자가 원래 건물의 건축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 제약을 받지 않을 때 재활용 자재와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젝트로 LEED 인증을 획득할 수도 있다.
2. 재정
적응적 재사용 프로젝트는 기존 자재 및 인프라를 재사용하고 철거나 신축에 비용을 들이지 않는 데서 주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수 비용이 낮고 미국에서는 자금 조달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잘 계획한 적응적 재사용 프로젝트는 관련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경제적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3. 사회
황폐한 건물을 되살리면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을 제공하고 공공 안전을 강화하며 복합용도의 공간에서 새로운 상업적 기회를 제공하여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러한 공간은 임대 비용이 저렴하고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 고객 및 이웃과 중요한 관계를 더 쉽게 구축할 수 있게 해 주므로 소규모 비즈니스에도 이상적이다.
4. 건축 기본 계획 수립
적응적 재사용은 건축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담당자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여 성장 및 현대화를 위한 선택지를 마련해 준다. 또한 대중교통 노선이나 직장 근처에 주택을 배치하여 차량 이용을 줄이는 등 담당자가 야심 찬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적응적 재사용의 한계
모든 건물이 적응적 재사용에 적합하지는 않다. 개발자가 재건축이 유용하고 현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고 확신하더라도, 건물의 위험성에서부터 법적 관료주의까지 많은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기존의 재정적 의무, 호텔의 경우 프랜차이즈 계약 등이 전형적인 문제들이다. 현대 안전 기준, 토지 이용 및 구역 지정 법률뿐만 아니라, 미국 장애인법(Americans With Disability Act) 준수 상에 따르는 공간 제한 및 접근성 부족 문제 등 건물 규정을 충족하는 데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같은 일부 도시에서는 건물이 가진 미래의 수익 잠재력을 능가하는 내진 장치 업그레이드 및 기타 비용이 많이 드는 개선이 개조 작업에 필요한 경우가 많다. 오래된 건물에는 석면, 납 페인트, 곰팡이와 같은 위험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문제는 보통 건설 중에 해결될 수 있다.
적응적 재사용의 10가지 사례
1. 대형 매장을 탈바꿈시킨 KTGY의 재거주 프로그램(Re-Habit Program)
미국에는 58만 명 이상의 노숙자가 있다. 그중 약 35%는 잘 곳이 없다. 게다가 2021년에는 5000개 이상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 한 가지 방법으로 이 두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가?
건축사무소 KTGY는 복합용도의 임시 주택 개념인 재거주(Re-Habit)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빈 대형 매장을 수면실, 식당, 레크리에이션 공간, 상점 및 구성원의 자급자족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까지 제공하는 공동 주거 지역 센터로 바꾸었다. 취업 기회는 프로그램 구성을 지원하고 구성원들이 센터의 성공에 이바지한다고 느끼도록 돕는다. 센터는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옥상 정원과 에너지 효율적인 태양광 발전 외관을 구축했다.
2. 식민지 역사를 연결하는 다리가 된 홍콩의 새로운 예술 센터
2018년에 개장한 홍콩의 새로운 타이쿤(큰 역) 센터는 16개의 역사적인 치안 및 사법 건물을 약 2만7871제곱미터 규모의 복합 문화 단지로 탄생시켰다. 여기에는 홍콩의 영국 식민지 시대 유물인 150년 된 건축물이 보존되어 있으며, 두 개의 새로운 건축물이 통합되었다.
오늘날 방문객들은 콘서트와 전시를 즐기고 한때 호치민을 수감하기도 했던 감옥에서 칵테일을 마시면서 원래 건물의 벽돌 작업에서 영감을 받은 알루미늄 클래딩이 화려한 JC 큐브와 JC 현대미술 갤러리를 감싸며 절정을 이룬 새 건축물과 옛 건축물 사이의 연속성을 감상할 수 있다.
3. 팬데믹으로 인해 폐쇄된 사무실 공간에 건설된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
캘리포니아에서는 수십 년 동안 주택 가격 문제가 악화됐다. 동시에 팬데믹으로 인해 주 전역에 빈 사무실 건물이 넘쳐났다. 이렇게 사용하지 않는 대규모 공간을 주택으로 전환하려는 개념은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의 프로젝트 홈키(Project Homekey) 및 기타 주 정책에 의해 추진력을 얻고 있다.
렌트카페(RentCafe) 조사에 따르면 2021년은 주택 개조에 있어 기록적인 해였으며 로스앤젤레스에서만 4322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계획되었다. 주목할 만한 사례 중 하나는 도시의 상징적인 할리우드 웨스턴 빌딩(Hollywood Western Building)을 합리적인 가격의 복합 주택 단지로 전환한 것이다. 개발업자 중 한 명인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etro-Goldwyn Mayer)의 공동 창립자 루이 메이어(Louis Mayer)의 이름을 따서 종종 메이어 빌딩이라고 불리는 이 아르데코 양식의 걸작은 로스앤젤레스 역사문화기념물(Los Angeles Historic-Cultural Landmark)이며 국가 사적지에 등재되어 있다. 4층 건물 위층 약 4459제곱미터의 사무실 공간을 79개의 소득 제한 거주지로 전환하는 동시에 약 929제곱미터의 지상층에 상점을 유지하는 계획이다.
4. 포드의 코크타운(Corktown) 캠퍼스: 디트로이트 재생으로 한 걸음 더 전진
미국에서 디트로이트만큼 적응적 재사용 기회가 많은 도시는 거의 없다. 수천 개의 버려진 건축물은 자동차 산업이 디트로이트 밖으로 생산지를 옮기는 데 따랐던 엄청난 경제적 쇠퇴를 입증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이 도시는 도심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 덕분에 경제 부활의 모델이 되었다. 주목받는 벤처사업 중 하나는 디트로이트 코크타운의 역사적인 미시간 중앙역을 약 11만1483제곱미터 규모의 “혁신 캠퍼스(Innovation campus)”로 바꾸는 프로젝트로, 2500명의 포드 직원을 이 지역으로 데려오고 2500개의 일자리를 추가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축 및 도시계획 실천(Practice for Architecture and Urbanism)의 수석 건축가이자 전략 기획자가 개발한 약 12만1406제곱미터 규모의 부지 계획은 기차역을 중심으로 걷기 좋은 지역 환경에 집중한다. 주민과 비즈니스 요구를 우선시하고 주변 지역 및 도시와 연결되면서도 지역 역사를 보존할 것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도시 이동성 솔루션에 중점을 둘 광대한 캠퍼스 건설은 30년 전 마지막 열차가 떠난 이후 악천후로 심하게 훼손된 약 5만5742제곱미터 규모의 건축물을 건조하는 데서 시작된다.
5. 항공 역사와 함께하는 LEED 인증 생활
뉴저지주 트렌턴(Trenton)의 로블링 로프트(Roebling Lofts) 단지는 건물의 지속 가능한 전환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다. 이 건축물은 한때 존 A. 로블링 선즈(John A. Roebling’s Sons Co.) 와이어 공장에 속해 있었는데, 이 공장은 뉴욕시의 조지 워싱턴 다리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비롯하여 20세기 전반 미국에서 건설된 대부분의 주요 현수교에 케이블을 공급했다. 찰스 린드버그(Charles Lindbergh)의 비행기 스피릿 오브 세인트루이스(Spirit of St. Louis)의 역사적인 1927년 대서양 횡단 비행에 와이어를 제공한 것으로 가장 유명하다.
1917년에 건설된 이 건물은 초대형 창문과 내화 설계 등을 갖춰 당시로서는 현대적인 시설이었다. 현대적인 복합용도 단지는 클라크 케이튼 힌츠(Clarke Caton Hintz)가 최대한 지속 가능하도록 설계했으며, 건물의 역사적 지위를 고려하여 연방 역사보존 세액 공제(Federal Historic Tax Credit)를 받기 위해 국립공원관리청과 협력해야 했다. 건축가는 건물의 외부 석조, 강철 및 목재 프레임을 보존하면서 전체적으로 태양광 패널과 재활용 자재를 포함했다. (전선이나 밧줄을 테스트하는 기계를 포함한 원래 공장의 구성품들은 공용 구역에 전시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는 LEED 골드 인증을 받았으며, 수자원 효율성에서는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높은 실내 환경 품질 점수를 획득했다.
6. 8세기에 걸친 건축 양식이 혼합된 텔아비브의 자파 호텔(Jaffa Hotel)
선구적인 설계자 존 파우슨(John Pawson)과 건축가이자 환경 보호 운동가인 라미 길(Ramy Gill)에게 텔아비브의 자파 호텔(Jaffa Hotel)은 애정 어린 기념비적인 노력이었다. 자파의 역사적인 성 요셉 여학교 수녀원과 근처의 이전 19세기 프랑스 병원을 복원하고 개조하여 W 호텔 브랜드의 부티크 숙박 시설 및 레지던스로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다. 최종 설계는 아랍 양식 및 신고전주의를 포함한 고전 건축 스타일에 현대적인 요소를 혼합하여, 긁어내고 회반죽한 벽이 드러내는 여러 세대에 걸친 고색의 그윽한 멋을 지닌 건물의 역사적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가장 독특한 디자인 요소는 예상치 못했던 놀라움에서 시작되었다. 팀이 발굴 작업 중에 13세기 십자군 시대의 고대 안뜰과 요새 벽을 발견한 것이다. 그 발굴된 부분은 이제 새로운 구조물의 중심이다.
7. 구글의 LA 토지 점유: 상징적인 밸리 쇼핑몰
특정 세대의 로스앤젤레스 사람들에게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온(Westside Pavilion)은 그 시절 최고의 인기 장소였다. 1985년에 개장한 이 LA 서부의 랜드마크는 수십 년 동안 문화적 아이콘이었으며, 수많은 영화, TV 쇼,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 등장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건축물 및 미네소타에 있는 거대한 몰 오브 아메리카(Mall of America)와 같은 웅장한 쇼핑몰 디자인으로 유명한 건축가 존 저드(Jon Jerde)가 이 쇼핑몰을 설계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의 사업 부진으로 인해 2018년에 문을 닫게 되었다.
개발자인 허드슨 퍼시픽 프로퍼티즈(Hudson Pacific Properties)는 사방으로 뻗어 있는 이 3층짜리 센터를 원 웨스트사이드(One Westside)라는 첨단 기술 복합단지로 개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간에는 거대 기술 기업 구글이 자리할 것으로, 약 5만4255제곱미터의 면적을 차지할 것이다. 2022년 완료 예정이었던 약 5632억 원 규모의 이 개조 작업은, 실내외 겸용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접이식 유리 벽이 있는 테라스와 파티오 등 획기적인 새로운 특성을 도입할 것이다.
이 쇼핑몰 인수는 구글이 플레이야 비스타(Playa Vista) 지역의 역사적인 스프루스 구스(Spruce Goose) 격납고 단지를 유튜브 부서를 위한 사무실 및 제작 공간으로 전환한 이후, 이 거대 기술 기업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계획 중 하나다. (쇼핑몰 문화의 황금기가 그리운가?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온은 톰 페티(Tom Petty)의 "Free Fallin'" 뮤직비디오에 영원히 살아있다. 물론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8. 치즈 공장에서 현대미술관까지
아칸소 벤턴빌에 위치한 현대미술 공간인 더 모멘터리(The Momentary)는 지난 150년 동안 많은 극적인 변화를 겪었던 장소의 가장 최근 모습이다. 오세이지족(Osage Nation)의 오랜 사냥터였던 이곳은 1800년대에 과수원으로 개조된 후 1913년부터 1947년까지 이글 제분소(Eagle Flour mill)로 사용되었으며, 2013년까지 크래프트 푸드(Kraft Foods)의 치즈 가공 공장이었다.
더 모멘터리는 전시 공간, 음악, 연극, 영화 공연장 및 극장, 예술가 거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스튜디오 공간을 갖춘 비전통적인 문화 중심지로 구상되었다. 약 5853제곱미터 규모의 부지를 시각, 공연, 요리 예술가를 위한 종합 공간으로 전환하는 이 임무를 맡은 휠러 컨스 아키텍츠(Wheeler Kearns Architects)는 기존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강철, 유리 등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옛것과 새것의 대비를 강조했고, 사교 및 요리 공간과 예술 공간을 중첩해 일상생활에서 현대 미술의 역할을 나타내고자 했다.
9. 첨단 기술로 변신한 폐업 인쇄 공장
HOK의 디자인 팀은 지난 20년 동안 세인트루이스의 황폐해진 약 80만9371제곱미터 규모의 산업 지구를 최첨단 코텍스 이노베이션 커뮤니티(Cortex Innovation Community)로 변화시켜 왔다. 코텍스는 수백 개의 조직이 자리하고 있는 활기찬 복합용도 단지로, 도심에서 서쪽으로 약 6.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코텍스의 건축 및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형성하는 HOK의 작업은 수많은 신축 및 적응적 재사용 프로젝트와 22개의 사무실, 연구실, 공동 작업실,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및 혁신 센터를 위한 설비 설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한때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St. Louis Post-Dispatch) 신문사의 인쇄실로 사용되었던 텅 빈 1930년 건물을 세인트루이스의 성장하는 생명과학 스타트업 사회를 위한 다중 점유(multi-tenant) 인큐베이터 시설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했다. 미국 국가 사적지에 등재된 1930년 크레센트 빌딩(Crescent Building)은 역사적인 위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포함하기 위해 개조되었다. 이 단지는 스타트업부터 대규모 조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개발 단계의 생명공학 기업을 지원한다. 한때 인쇄기가 있던 다층 아트리움, 옥상 녹화, 휴식 테라스, 도처의 약 6미터 길이 창문 등을 특징으로 한다.
10. JFK 공항의 TWA 호텔에서 내면의 돈 드레이퍼(Don Draper) 불러내기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역사는 반복되었다. 상징적인 항공사 터미널이 부티크 호텔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유명 건축가 에로 사리넨(Eero Saarinen)이 현재는 없어진 트랜스월드 항공(Trans World Airlines)을 위해 설계했던 밝고 매력적인 공간의 TWA 항공 센터(TWA Flight Center) 터미널은 1962년 개장과 동시에 건축학적 아이콘이 되었지만 항공사의 재정적 쇠퇴로 2001년에 문을 닫았다.
이 건물은 2년 간 22개 정부 기관과 17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 약 3366억 원 규모의 복원 작업을 거쳐 2019년 초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이 호텔은 20세기 중반의 영광을 세심하게 보존해 왔으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두꺼운 창문이라고 하는 파브리카(Fabrica) 유리로 만들어진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대형 창문이 있는 512개의 방음 객실을 갖추고 있다. 체류 시간이 짧은 여행자는 호텔 레스토랑, 가게, 인피니티 풀이 있는 옥상 데크를 즐길 수 있다.
이 기사는 2019년 6월에 발행된 기사의 업데이트 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