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에서 영화까지, 산업 전반에 걸친 데이터 공유를 통해 공통 툴세트를 만들 수 있다
- 영화와 건축, 엔지니어링, 건설 산업은 유사한 도구, 프로세스, 워크플로를 사용한다.
- 두 산업 모두 점점 더 데이터와 가상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 이러한 유사성은 아주 다양한 프로젝트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 3D 자산 등의 데이터를 공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 디지털 세계가 발전함에 따라 산업 간의 고립이 허물어지고 효율이 향상된다.
- 여러 산업에서 작업하는 공급 업체는 전통적인 데이터 고립을 뛰어넘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핵심적인 연결 지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얼핏 보면 건설 현장과 영화 세트장은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다 . 전자는 크레인이 지배하고, 후자는 카메라가 지배한다. 전자는 목재로, 후자는 소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는 설계도에서, 후자는 대본에서 태어난다. 이 중 하나만이 직원에게 매일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하지만 오토데스크 리서치의 미디어 앤드 엔터테인먼트 산업 퓨처스(Media & Entertainment Industry Futures) 이사 힐마르 코흐(Hilmar Koch)는 건물과 영화에 공통점이 많다고 본다. 코흐는 건축, 엔지니어링 및 건설(AEC),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M&E) 부문에 대해 “이 두 부문의 핵심은 모두 창의적인 노력”이라며 “새로움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목적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고 말했다.
탄소 중립 빌딩과 자연재해에 관한 영화의 두 가지 예를 상상해보자. 예를 들어,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스에 위치한 미국 최대 규모의 상업용 탄소중립 건물 유니스피어(Unisphere)와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과 과학을 부정하며 이를 무시하는 자들을 풍자한 2021년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을 예로 들어보자. 두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미디어를 사용했지만, 건물의 건축가와 영화의 제작자는 창조적인 결과물을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데 활용했다. 바로 기후 변화다.
또한 이 두 사람은 유사한 도구, 프로세스 및 워크플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코흐는 “게임이나 영화의 ‘가공된’ 구성 요소가 갖는 복잡성은 건물과 비슷하다”며 “두 경우 모두 요구 사항은 일정, 프로세스, 계약 간의 유사한 상호 작용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유사성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시너지에는 공유의 기회가 내재되어 있다. AEC 및 M&E 산업은 고립을 해소하고 데이터를 전달함으로써 각각 창의성, 효율성 및 생산성에서 획기적인 이득을 실현할 수 있다. 공통 플랫폼은 이처럼 고립된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한다.
데이터 교환 활성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 간의 자산 교환이 산업 전반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은 실리콘밸리가 이를 장려하고 촉진할 구조물인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코흐는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에서 현실 세계의 기능을 재구축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크립토복셀(cryptovoxels)에서는 디지털 부동산을 사서 게임 미용실이나 레스토랑 또는 대학을 세울 수 있다. 사람들이 뭔가를 만들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새로운 의문을 야기하며,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현실에서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면 건물을 임대해서 돈을 벌 수 있다. 디지털 재산을 소유하고 있어도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는 AEC와 M&E 산업이 모두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산업 컨버전스와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많은 질문 중 하나다.
이는 디지털 음악과 비슷하다. 디지털 음악 소매업체에서 1000원짜리 노래를 구입하면 레코드 레이블, 아티스트, 프로듀서, 작곡가, 심지어 노래에 샘플링된 트랙에서 연주하는 드러머까지도 노래가 판매될 때마다 몇 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유권 추적은 수많은 과제 중 하나일 뿐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개방형 데이터 표준이다.
비영리 합작사 무비랩스 (MovieLabs)의 프로덕션 테크놀로지 프로그램 디렉터 마크 터너(Mark Turner)는 “개방형 표준을 통해 자산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원활하게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영화 스튜디오들이 할리우드의 기술 혁신을 앞당기기 위해 무비랩스와 협업하고 있다. 터너는 이어 “개방적이고 자발적인 표준은 두 산업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며, 데이터뿐만 아니라 이를 설명하는 메타데이터에도 이 표준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나무’라는 3D 모델을 갖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나무의 종류, 나무의 높이, 나무에 있는 잎의 수를 알아야 한다. 수백만 개 또는 수십억 개의 3D 개체로 가득 찬 자산 관리 시스템에서 원하는 대상을 찾는 능력은 자산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론트 엔드와 백 엔드 모두에서 인공지능(AI)을 공통 플랫폼에 통합하면 더 강력한 데이터 세트를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는 기계 학습의 도움으로 메타데이터를 사용하여 3D 개체를 자동으로 태그하고 적절한 자산을 사용하여 3D 모델을 자동으로 찾고 채우도록 훈련될 수 있다. 코흐는 “우리의 목표는 비지도 학습을 통해 3D 데이터베이스에서 모든 것을 태그 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너는 “세계 구축 관점에서 정말 가치 있는 것 중 하나는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팀을 만드는 것”이라며 “1985년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도시 환경을 조성한다고 상상해보라. 크리에이티브 팀이 나가서 어떤 자산을 가져오거나 처음부터 생성하도록 지시하는 대신, 음성 프롬프트와 AI를 사용하여 해당 시대의 자동차와 건물이 있는 배경을 자동으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컨버전스 생성
이는 설득력 있고 꽤 실현 가능한 전망이다. 터너 디렉터는 “우리에게는 기술이 있다”며 “자산을 정의하고 이러한 특정 사용 사례에서 자산을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공통 언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비랩스는 M&E 부문의 대화를 촉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에는 사람과 소프트웨어가 더 나은 데이터 상호운용성으로 모호하지 않게 소통할 수 있는 개념적 프레임워크이자 정의된 용어 집합인 온톨로지 포 미디어 크리에이션(OMC)을 발표했다.
터너는 “첫 번째 단계는 공통 언어와 상호 교류를 위한 표준에 합의하는 것인데, 적어도 영화적 관점에서는 그렇게 했다”며 다른 업계도 비슷한 노력을 통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 전반에 걸쳐 일하는 공급 업체는 전통적인 데이터 고립을 뛰어넘는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여러 공급업체 간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토데스크에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 개발 플랫폼인 Forge(포지)가 있다. 테마파크, 놀이기구, 애니메이션 영화의 디자인에 포지를 활용하는 디즈니처럼, 포지를 사용하면 사용자들이 서로 다른 도구, 애플리케이션, 워크플로우에서 3D 모델을 검색, 조회, 공유할 수 있다.
오토데스크와 같은 회사는 모든 사람의 요구 사항을 이해하기 때문에 오토데스크의 소프트웨어가 산업 간의 중간 지점이 될 수 있다.
연결(linkage)’의 가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는 쉽지만, 애플(Apple)이 아이폰을 소개하며 통신, 컴퓨팅 및 소프트웨어 간의 새로운 연결 고리를 만든 2007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라.
코흐는 “컨버전스의 대표적인 예시는 새로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스마트폰”이라며, 가장 좋아하는 예는 승차 공유라고 말했다. “나는 낯선 사람의 차에 절대 타지 말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이제 사람을 믿고 차에 타도 괜찮다고 알려주는 휴대용 컴퓨터가 있다. 이는 사람들이 길러지는 방식과 우리가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는 방식의 지각 변동이다.”
산업 최적화
영화 제작과 건물 제작은 모두 창의적이며 크리에이터가 임무의 중심인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AEC와 M&E 부문은 고객과 이해관계자가 모두 기업이라는 근본적인 사실에 의해 하나로 통합된다.
터너는 “건물을 설계하든 영화를 제작하든 프로젝트에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이 있고, 계속 추진하려면 고객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프로세스 초기에 당신의 비전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을 미리 전달하지 않으면 나중에 고객이 이미 만들어진 창문을 재배치하거나 이미 촬영된 장면을 다시 촬영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터너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 핵심”이라며3D 기술이 현실적인 환경을 실시간으로 만들고, 구상하고, 편집할 수 있게 함으로써 건축과 엔터테인먼트 모두에서 효율성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터너는 이어 “더 이상 3D 세계를 2D 인터페이스로 강제할 필요가 없다”며 “대신 모든 사람이 VR(가상 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자신이 구축하는 모든 것의 고품질 렌더링을 중심으로 가상 환경에서 협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현실적인 3D 렌더링을 빌드하고 수정하기 전에 그 안에 들어가는 무수한 구성 요소를 빌드해야 한다. 여기에는 물론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터너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산업 컨버전스가 가치를 더하는 지점이다. 터너는 “스파이더맨처럼 영화를 찍으라”며 “스파이더맨의 배경은 기본적으로 뉴욕이고, 뉴욕은 고층 빌딩으로 가득 차 있다. 소니 픽처스의 팀은 뉴욕을 말 그대로 모든 고층 빌딩들과 함께 디지털로 재현하여 건물 사이를 휘젓고 다니는 스파이더맨을 렌더링할 수 있었다. 이는 단지 이 하나의 제작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공통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공유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그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터너는 “피프스 애비뉴에 누가 새로운 건물을 막 지은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라. 이 건물에 대한 디자인은 스파이더맨 같은 영화에 자동으로 포함될 수 있다”며 “영화가 개봉된 후에도 건물을 업데이트하고 영화를 다시 렌더링하여 스파이더맨이 10, 15 또는 20년 전 건물 대신 현대판 뉴욕에서 날아다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에서 사용하지 않더라도 뉴욕의 디지털 트윈은 영화 제작자가 촬영 장소를 더 효율적으로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터너는 “영화를 찍을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전 세게를 돌아다니면 많은 빈용이 든다”며 “어디론가 날아가 공원이나 건물에 도착하면 ‘이쪽에 신호등이 있거나 시끄러운 도로가 있기 때문에 촬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 세계의 고품질 디지털 복사본을 사용하면 가상 환경에서 그러한 탐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축가들은 같은 방식으로 할리우드로부터 디지털 자산을 빌릴 수 있다. 터너는 “영화 스튜디오가 정글북처럼 복잡한 것을 만들면 정글의 물, 바위, 이끼, 수백 가지 종류의 나무 등 모든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일단 영화를 만들면 대부분 방치되어 다시는 사용하지 않는다. 즉, 조경 설계자나 도시 계획자에게 정말 가치 있는 미사용 3D 자산이 수천 개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AEC와 M&E의 통합은 사람들이 건물, 도시, 영화 및 게임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건축과 엔터테인먼트 모두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한 장면으로 영화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어떤 벽돌 하나가 어떤 건물이 될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러나 창작자가 일을 잘 해낸다면 사람들은 마지막 프레임이 돌아가거나 마지막 빔이 배치될 때까지 숨죽이며 시청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