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탁구 로봇이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까?

卓球 ロボット フォルフェウス

일반적인 상상 속에서 인간과 기계가 항상 조화로웠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때 SF 소설에 나오던 내용이 오늘날 현실이 되고 있다. 로봇 기술자들은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사람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인간과 로봇 사이의 소통이라는 과제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연구하고 있다.

일본의 오므론(OMRON)은 공장 자동화 및 헬스케어 관련 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감지 및 제어 기기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재미를 선택했지만 그보다 심오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오므론은 2013년 중국에서 창사 80주년 기념 전시회를 개최했는데, 이때 인간과 기계 간 협업의 전조라 할 수 있는 탁구 게임 로봇 포르페우스(Forpheus)를 선보였다.

오므론은 산업 자동화를 통해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120개국을 대상으로 장비를 제조한다. 오므론의 마사무네 나카야마(Masamune Nakayama) 기술 및 지적 재산권 본부 포르페우스 개발 팀장은 오므론의 핵심 기술이 “감지 및 제어+사고(Sensing & Control +THINK)”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기술을 적용해 전 세계, 특히 중국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인 탁구를 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 방식을 통해 우리는 인간과 기계 간 향후 관계에 대한 비전을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나카야마 팀장의 말에 따르면, “감지(Sensing)”는 탁구공과 인간 선수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제어(Control)”는 로봇의 정확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제어 기술을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사고(+THINK)”는 인간의 사고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탁구를 ‘100미터 달리기를 하면서 체스를 두는 것’이라고 묘사한다”라고 하며, “우리는 경기 중에 최고의 선수와 코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사고’ 기술을 사용해 그 정보를 로봇에 적용시키기 원했다”라고 밝혔다.

오므론의 초기 주요 과제는 탁구 로봇이 공을 보고, 어디로 가는지 예측한 후 공에 맞춰 라켓을 휘두르는데 필요한 기본 기술 개발이었다. 이후 개발팀은 선수의 위치와 공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공의 경로를 예측한 후 공을 받아 치기에 최적의 접점을 결정하는 방법을 모두 높은 수준의 정밀도를 가지고 개발했다. 오므론은 수집한 정보를 선수에게 보여주는 2세대 로봇을 출시해 랠리를 이어 나가기 쉽도록 만들었다. 이 로봇은 2016년 “최초의 탁구 코칭 로봇”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을 받았다.

인공지능과 기계의 발전

나카야마 팀장은 인공지능 도입이 추가 개발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초기 작업을 할 때 강력한 탁구 기술을 갖춘 로봇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3세대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능력과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인간과 기계의 조화’를 발전시키게 됐다. 우리는 기술을 개발해 로봇이 공과 함께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선수의 수준에 맞출 수 있도록 했다”라고 전했다.

2019년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서 선보인 5세대 모델 로봇의 역학에서는 또 다른 발전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나카야마는 “로봇의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탁구 플레이 기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라고 하며, “하지만 팔 부분의 병렬연결 구조로 인해 동작의 범위가 제한돼 있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똑똑해도 로봇 팔이 도저히 공에 닿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인간의 팔꿈치에 해당하는 메커니즘을 포함시켜 로봇이 공을 받아치는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이 고도로 세련된 포르페우스 로봇이 비디오 공유 플랫폼과 전시회에서 인기를 얻게 되자 사람들은 곧 자신의 탁구 기술을 시험해보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로봇의 기술이 계속 향상돼 가면서 개발팀은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나카야마는 “라켓은 병렬연결된 팔에 부착된 카본 샤프트의 끝에 달려 있다. 하지만 랠리를 하루 종일 하고 나면 샤프트가 마모되기 시작하고 결국 부서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상충 요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므론은 기존보다 10센티미터 더 길지만 무게는 같은, 고강도 샤프트로 새로운 팔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므론은 쿄소 테크놀로지(Kyoso Technology Co.)의 히사시 카타오카(Hisashi Kataoka)와 협력해 돌파구를 찾았다. 카타오카는 “우리는 최신 6세대 팔을 디자인했다”라며, “이를 통해 팔 끝의 무게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우리는 부품을 가볍게 만드는 일반적인 방식을 모두 사용해 봤다. 기존 방식으로는 팔의 길이를 더 길게 하거나 무게를 늘리지 않고 모양을 바꾸기가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로봇 팔의 내부를 격자 모양으로 만들어 안전율을 유지하면서 부품을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이 공동 프로젝트는 쿄소 테크놀로지가 제너레이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 솔루션을 서비스로 제공하기로 고려하고 있던 시점인 2020년 1월에 시작됐으며, 두 회사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나카야마 팀장은 “우리는 개방적인 혁신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포르페우스를 개발했으며, 대학 및 타사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을 개발했다”라고 전했다.

이 팔을 개발하기 위해 쿄소 테크놀로지는 메카즈센스(MAKErs SENSE)의 미추오 나카타니(Mitsuo Nakatani) 그리고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Applied Technology), 닛소 코교(Nisso Kogyo), 이오스 재팬(EOS Japan)과 같은 회사와 협력해 최종 제품의 방향을 결정했다고 카타오카는 말했다. 그들은 모델링과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에 오토데스크 Fusion 360(퓨전 360), 시뮬레이션에 Inventor Nastran(인벤터 나스트란), 3D 프린팅과 적층 제조 데이터 프로세스에 Netfabb(넷팹)를 사용했다.

카타오카는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의 결과물을 실제로 봤을 때, 놀라움을 넘어섰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모양은 이전에 본 적도 없고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 보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굉장히 부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만 가지고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기술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좌측부터) 알루미늄과 티타늄을 사용해서 만든 오리지널 3D 프린팅 설계와 3D 프린팅 메탈 설계 출력물.

카타오카는 부품 경량화 방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현재의 설계와 엔지니어링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 너무 쉽게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웠다. 적층 제조는 일본에서 아직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티타늄 격자 구조와 같은 기술 사용에 도전해야 하는 우리의 작업을 통해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고도로 전문화된 회사와 협력하는 접근 방식이 성공을 이끈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나카야마도 마찬가지로 감동했다. 나카야마 팀장은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사용하는 화면 시뮬레이션을 봐 왔었는데도, 실제로 부품을 손에 쥐었을 때 놀라운 디자인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러한 섬세한 구조가 실제 사용에서 견딜 수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지만, 로봇에 장착했을 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내 상사 중 한 명은 심지어 예술 작품 같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미래의 로봇

나카야마 팀장은 대학에서 기계 공학과 재료 가공을 공부했기 때문에,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의 유기적 구조가 어떻게 더 강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그런데도 그 기술은 여전히 머나먼 꿈처럼 보였다”라고 하며, “이제 나의 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실제 부품이 눈앞에 있고, 로봇은 예전보다 훨씬 공을 잘 맞받아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을 직접 목격하고 있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포르페우스 로봇에 장착된 티타늄 팔.

새로운 팔은 EOS 사의 지원을 받아 티타늄 합금을 재료로 EOS M400-4 금속 적층 제조 시스템을 이용해 제작했다. 이 팔은 테스트를 위해 로봇에 장착됐으며 로봇의 매개변수를 미세하게 조정한 후 향후 전시회에 사용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개발팀의 폭넓은 인공지능 관련 연구 또한 발전시키고 있다. 오므론의 인간 감정 및 능력 읽기 인공지능과 게임이 진행되는 방식에 따른 정서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전자 게임에 사용된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 인공지능을 결합해 맞춤형 동기 부여 코칭 개발을 목표로 2019년 12월 스퀘어 에닉스와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공표했다. 오므론은 인간과 기계 사이의 조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산업 전반에 기술을 적용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직원의 기술 수준과 표현을 감지해서 추가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솔루션 및 이와 유사한 솔루션은 인공지능의 장점을 홍보할 수 있다.

나타야마 팀장은 “앞으로 적층 제조와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 보편화되면 로봇은 형태 없는 금속 상자의 모습에서 더욱 유기적이고 생생한 모습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로봇 주위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하려면 로봇의 외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필자 소개

야스오 마츠나가는 키보드 플레이어, 우주 영화 애호가, 레드시프트 재팬의 에디터이자 오토데스크 재팬의 콘텐츠 마케팅 관리자다.

Profile Photo of Yasuo Matsunaka - KR